아루와 함께

17살 노견과 함께 한다는 것... 기다림과 참을성은 필수

Bravo jju 2020. 6. 2. 22:30

시간이 간다는 건,

나이를 먹는다는 것. 

 

우리 아루의 시간은

인간의 시간보다 매우 빨리 간다. 

 

강아지, 애견, 반려견이라 불리는 소중한 아이들의 하루는

인간의 며칠에 해당하는 시간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가...

하루하루 기력이 뚝뚝 떨어지는 모습에 마음이 무척 아프다.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뒷다리가 좋지 않았던 탓에

앞다리로 지탱을 많이 했다. 

 

그래도 걸어다니려는 의지가 있었는데

이제는 앞다리도 제대로 잘 가누지 못해 휘청휘청...

 

다리를 잘 쓰지 못하면서 배변도 힘들어졌다. 

 

배변패드를 400장씩 사서

아루 집에 깔아준다.

 

물론, 이제는 기저귀도 채우고.

 

 

 

설사를 많이해 아팠던 어느 날. 

자기도 모르게 괄약근 조절을 잘 하지 못하니 불상사를 대비해

엉덩이와 꼬리 사이에 휴지를 끼워넣어 주었다. 

 

인간이나 강아지나

나이가 먹으면 모두 같아진다. 

 

17살이라는 나이가 적지 않으니, 자주 아프고, 자주 손이 간다. 

 

소변을 볼 때 잔뇨감이 남을 수 있어

쉬야를 할 때 배 부분을 함께 주물러 줘야하고,

 

대변을 볼 때 역시 힘주는 게 힘들어

이 역시 배 부분을 함께 주물러 줘야한다. 

 

그리고 뒷다리를 전혀 쓰지 못하니 들어줘야 쉬야던 응아던 몸에 묻지 않는다. 

 

아루 곁에 아무도 없으면 불상사가 벌어지는 셈이다. 

 

 

 

며칠 전,

어떤 미친 인간이 15살 된 반려견을 생매장 시켰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구조 했지만 이틀 만에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지.

 

인간이란 정말 잔인하다. 

 

엄연한 생명체인데.

어떻게 살아있는 아이를 생매장 할 수가 있지??

 

녹내장이 있어 앞이 잘 보이지도 않았다던데...

숨은 차고, 앞은 안보이고, 팔다리는 움직이지도 못하는 그 고통...

 

하아... 정말 열불이난다. 

 

똑같이 해주고 싶다.

1도 다른거 없이 15살 그 아가와 똑같이..

 

 

 

아루야...

언니가 엄청나게 잘해주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너가 무지개다리 건널 때 까지 옆에서 끝까지 돌봐줄께..

 

최고의 주인은 되지 못하겠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주인이 되려고 노력할께.

 

다리를 쓰지 못해서 힘든 것도 너고

눈이 잘 보이지 않아 힘든 것도 너니까.

 

치매 때문에 새벽에 왕왕 짖는 것도.... 

너 탓이 아니라는 거 알아.

 

부디 아프지만 말고, 건강하게 언니 옆에 있다가 

아프지 않게 이별했으면 한다.

 

그게 언니의 소원이야. 

 

사랑해. 아루야.